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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성탄여행, 일본 벚꽃놀이… 추석도 '계절여행 콘텐츠' 되려면

관리자 2026-09-23 조회수 24

2026.09.23 한국일보 [김지선의 세계는 한국여행 중]

유럽 성탄여행, 일본 벚꽃놀이… 추석도 '계절여행 콘텐츠' 되려면


이번 주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올해는 특히 우리의 추석과 중국의 중추절 연휴가 동시에 시작된다. 그 직전에는 일본의 실버위크가 있고, 며칠 뒤에는 중국의 국경절 골든위크로 이어져 9월 하순부터 10월 초까지 동아시아 주요국의 휴일이 잇달아 겹치는 관광 성수기에 돌입한다. 서울시가 919일부터 1011일까지 23일간을 서울환대주간(SEOUL WELCOME WEEK)’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여행수요도 늘고 있다. 숙박 플랫폼 올마이투어가 중국 중추절·국경절 기간 예약을 분석한 결과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숙소 예약은 전년 동기보다 6.5%, 전체 외국인 예약은 6.7% 증가했다. 특히 부산은 중국인 숙박 예약이 119.5%, 제주는 29.0%, 인천은 23.1% 늘어 서울뿐 아니라 지역으로도 수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의 추석에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을까. 생각보다 할 것이 많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4일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2026 Chuseok Holiday Travel Guide’를 별도로 내놨다. 송편과 전, 잡채와 약과 같은 명절음식부터 강강술래와 탈춤, 전통놀이, 추석 연휴에 가볼 만한 궁궐과 지역축제까지 한데 묶어 소개한다. 서울 북촌에서는 직접 송편과 전을 만들어볼 수 있고, 전통시장에서는 명절을 앞둔 한국인의 장보기 풍경과 다양한 명절음식을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에는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서울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도 무료 개방된다. 한복을 입고 고궁을 걷거나 수문장 교대식을 보고,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전통공연과 한복, 민속놀이, K-food를 즐길 수 있다. 전국 국립박물관에서도 명절을 맞아 다양한 전통문화 프로그램이 열린다.

 

외국인을 맞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서울시는 인천·김포공항과 서울관광플라자, 명동 등 13개 관광정보센터와 안내소에서 추석을 주제로 한 체험과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공항에서는 궁궐과 종묘 등 국가유산 12곳을 무료로 이용하고 110여 개 시설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디스커버서울패스 헤리티지 에디션도 선착순 제공한다. 서울컬처라운지에서는 외국인이 직접 송편을 만들고 한국 전통무용을 배운다. 추석을 구경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을 벗어나면 추석의 풍경은 더 다채로워진다. 안동에서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4일부터 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린다. 한국탈춤과 외국탈춤, 글로벌 마스크 댄스 챌린지와 세계탈놀이경연대회까지 많은 외국인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 저녁에는 낙동강과 부용대를 사이에 두고 선유줄불놀이로 가을밤의 풍경은 K-pop이나 K-beauty와는 또 다른 한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추석은 그동안 관광산업에서는 다소 애매한 시기였다. 명절 기간에는 상점도 문을 닫고 지역 간 교통편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외국인에게는 여행하기 불편한 기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선을 바꾸면 명절만큼 한국인의 전통문화를 경험하기 좋은 때도 없다. 송편을 만들고, 명절을 앞둔 시장을 구경하고, 한옥과 궁궐을 거닐고, 보름달 아래 전통공연과 불놀이를 만나는 경험은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는 ‘Seasonal K-Culture’이다.

 

다만 외국인을 많이 불러와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못지않게 그들이 한국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다고 기억하느냐가 중요하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관광경쟁력 강화를 위한 숙박정책 토론회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3천만 명 시대를 대비한 숙박정책과 함께 바가지요금 문제가 다뤄졌다. 성수기에 가격이 오르는 것 자체와 바가지는 구분해야 하지만, 확정된 예약을 취소한 뒤 더 높은 가격으로 다시 판매하거나 사전에 알리지 않은 비용을 요구하는 행위는 관광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정부도 이번 추석을 앞두고 주요 관광지와 전통시장 등을 대상으로 가격표시 위반과 부당요금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보기 위해 유럽의 겨울을 찾고 벚꽃을 보기 위해 일본의 봄을 여행하듯, 외국인이 언젠가 한국의 가을을 추석을 경험하기 위해찾아올 수 있을까. 콘텐츠는 이미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만 가능한 추석의 경험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만들고, 또 얼마나 믿고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게 하느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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