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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wide Tourism & Lei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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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를 맞이하기 무섭게 불어닥친 코로나가 2020년 일년을 통째로 삼켜버렸다. 코로나 특수를 누린 몇몇 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산업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그중 관광업은 마치 멈춰버린 것 같았다. 2020년 1월까지만 하더라도 UNWTO는 2020년 세계여행객이 전년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물론 이 수치는 코로나를 예상하지 못한 수치였다) 2020년 말 실제 집계된 여행객 수는 전년 대비 약 10억명, 74%가 감소하여 2009년 경제위기 때보다도 4%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오랫동안 집안에 갇힌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숨 쉴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고, 덕분에 차박과 캠핑은 전례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해외여행을 못 나가는 사람들은 잠시 국내 자동차여행으로나마 위안을 삼았으나 여전히 해외여행에 대한 목마름은 더욱 강렬해졌다. 그래서 나타난 “Joy Flight”. 정말 기가 막힌 상품이다!
호주 퀀타스 항공사는 2020년 10월 비행기 여행을 그리워하는 고객들을 위해 경치좋은(Scenic) “Joy Flight”을 운행하여 크게 성공했다. 이 여행은 7시간 동안 호주 하늘을 날으며 유명 셰프가 만든 기내식을 먹고 다시 이륙했던 공항으로 복귀하는 상품으로, 퀀타스 항공 역사상 가장 빨리 티켓이 매진되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겸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에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추진 계획’이 발표됐다. 정부는 장기간 국제선 운항 중단으로 항공‧관광‧면세업계의 고용불안과 기업생존을 위해 1년간 한시적으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비행기 탑승시 검역‧방역 절차를 진행하지만 입국 후 격리 조치와 진단 검사는 면제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 국제선과 동일하게 면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6개 항공사가 2020년 12월부터 시작한 상품은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출국장에서의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설레임, 기내에서만 맛볼 수 있는 기내식, 그리고 사는 즐거움인 쇼핑까지. 이 모든 3박자가 짧은 순간이나마 해외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코로나가 선사한 기막힌 아이디어상품이다.
최근에 또 다른 인기상품은 랜선투어이다. 랜선투어는 현지 여행가이드가 화상회의 방식을 통해 온라인으로 여행경험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처음에는 국제여행이 끊긴 뒤 현지가이드가 이대로 있을 수 없어 실내에서 각자의 경험을 살려 자료화면을 띄우고 여행가이드를 한 것으로 시작했다. 이런 방식도 꽤 괜찮다고 생각을 했다. 벽에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천을 씌우거나 그림을 붙이고 그럴듯한 복장을 차려입고 해설을 하니 간접적으로라도 해외 곳곳의 관광지 정보를 들을 수 있어 반가웠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마이리얼트립은 가이드라이브와 손잡고 각 지역별 본격적인 ‘랜선투어’ 상품을 선보였다. 동남아, 유럽, 미주까지 다양한 테마별 상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는 현지 가이드의 실력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차분한 전문지식 전달형부터 즐거움에 집중한 예능형까지 가이드별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진행 중 가이드와의 소통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3월 10일 마이리얼트립에서 진행하는 바르셀로나 랜선투어에 참여해 보았다. 현지시간에 맞춰 저녁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한 상품이었는데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70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에 접속하여 가이드의 해설에 따라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다. 채팅창에는 여러가지 질문을 포함하여 감탄과 그리움, 그리고 여행을 못 떠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탄식까지.... 가이드는 모든 댓글에 성실하게 답하며 하늘이 열리면 곧 만나자라는 희망의 인사로 마무리하며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끝날 수 있었다.
이 또한 코로나가 남겨준 기막힌 아이디어상품이다. 역시 위기는 기회를 만든다. 이러한 상품은 코로나 이후에도 진화되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하늘 길이 열리면 봇물처럼 관광객들이 쏟아져 나갈 것이다.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관광이, 여행이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올.... 그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코로나 이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봄,
‘관광’이 스멀스멀 아지랑이처럼 살아 올라오고 있다.